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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아라 작성일20-08-21 17:47 조회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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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국정 전반의 권력 일부를 이양해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는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에 대해 야권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잇따라 의구심을 제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기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세습 독재인 북한체제 특성상 위임 통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뤄진 적도 없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며 “겨우 통치 스트레스 때문에 권력을 위임했다는 박 원장의 ‘썰’을 곧이곧대로 믿으라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정보위원회는 국정원의 독점적 대북 정보 권한을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친일 프레임도 모자라 ‘아니면 말고’식 북한 이슈로 부동산 폭등, 세금 지옥, 도덕성 타락으로 인한 지지도 폭락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북한 연구자인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겨냥해 “국정원장의 정치적인 언론 플레이”라고 비판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적 있는 김 교수는 “김정은이 김여정을 포함해 당·정·군에 권한을 일부 분산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며 “김정은 체제의 특징이 바로 당 국가 시스템의 정상화와 권한 분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위임 통치라는 용어를 국정원이 자의적으로 만들었다”며 “정치적 의도로 북한 정보를 임의로 가공한 것”이라도 말했다. 김 교수는 “박 원장이 아직도 정치의 때를 벗지 못하거나 언론의 관심에 집착하는 ‘관종병’ 때문일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외 전문가들도 국정원의 보고에 의문을 나타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수 킴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20일(현지 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고 향후 행보에 대해 혼동을 주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정보를 조작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김 위원장이 권력을 나눠줬다기보다는 책임을 분산시킨 것”이라며 “그만큼 북한이 직면한 문제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미국의소리(VOA)에 “측근들에게 실무 현안을 감독할 재량을 부여함으로써 북한식 특성이 가미된 21세기형 통치체제를 확립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신아형기자 abro@donga.com
코로나 166일 만에 하루 확진자 300명 넘어
집회發 감염 전국으로 확산
충남 11명·강원 9명·부산 8명
제주서도 추가 확진자 나와
수도권 밖 '깜깜이 환자' 속출
경찰청 본청서도 확진자 경찰청에서도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경찰청은 정보통신융합계 소속 경찰관이 21일 확진 판정을 받자 해당 경찰관이 근무하는 본청 13층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했다. 연합뉴스

경찰청 본청서도 확진자 경찰청에서도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경찰청은 정보통신융합계 소속 경찰관이 21일 확진 판정을 받자 해당 경찰관이 근무하는 본청 13층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했다. 연합뉴스
“현재 유행 규모와 확산 속도는 방역조치로만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수도권뿐 아니라 모든 국민은 2단계 거리두기 국민 행동지침을 준수해달라.”

정은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대한 경각심을 높여달라는 의미다.

○12개 광역시·도서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324명 중 315명이 국내 지역감염자다. 서울이 12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02명, 인천 17명 등 82%가 수도권 환자다. 수도권 밖 환자도 늘었다. 지난 20일 50명에 불과했던 수도권 밖 감염자는 21일 71명에 이른다. 충남 11명, 강원 9명, 부산 8명 등이다. 전날 환자가 나오지 않은 제주에서 21일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사실상 전국 모든 광역시·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보고됐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하루 만에 56명 추가돼 732명이 됐다. 이곳 감염자가 교회, 병원 등 19곳에서 100명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다. 추가 역학조사하고 있는 곳만 168곳이다. 광화문집회 관련 환자도 급증했다. 하루 만에 53명 늘어 71명이 됐다. 수도권이 34명으로 절반 정도다. 부산 대전 대구 경북 경남 등 12개 시·도에서 환자가 나왔다.

집회에 참여한 경찰도 4명 포함됐다. 정 본부장은 “마스크를 썼지만 밀접접촉 과정에서 마스크가 벗겨지거나 손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변에 머무는 수준으로는 감염 위험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천 남동구 열매맺는교회 관련 확진자는 17명으로 늘었다.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관련 확진자도 20명이다. 충남 천안 동산교회 관련 환자는 8명, 강원 원주 체육시설은 10명이다.

○휴가철 집단 감염도 현실로

방역당국은 7월 말~8월 초 휴가기간 이동이 늘면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기폭제가 됐을 것으로 파악했다. 지금까지 전국 확산의 원인으로 꼽힌 것은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광화문집회 등이다. 실제 이달 9~10일 강원 속초로 동창회 여행을 다녀온 수도권 주민을 통한 집단 감염이 확인됐다. 18일 첫 환자가 나온 뒤 직장 등으로 퍼지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확진자만 17명이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환자도 늘었다. 중증·위중 환자는 18명으로 전날보다 7명 증가했다. 늘어난 환자 중 4명은 이달 12~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개 확진자가 급증한 뒤 1주일 정도 후에 중증 환자가 늘고 이후 사망자도 따라 증가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코로나19는 과감하게 방역조치를 하면 꺾이고 풀어주면 다시 들불처럼 일어나는 확산세를 보인다”며 “방심이 최고의 적으로, 꾸준히 경각심을 갖고 백신이 나올 때까지 인내하면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발적·다양한 장소·다수라는 3다(多) 현상에 직면했다”며 “대규모 유행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응 수위 높이는 지자체들

지자체들은 잇따라 대응 지침을 강화했다. 전남, 제주가 이날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기로 했다.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2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곳은 여섯 곳이 됐다. 기초자치단체 중에는 군산시가 2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부천시는 10명 이상 집회를 금지했다.

수도권 병상 자원은 한계치에 다다랐다. 경기도는 592개 병상 중 537개가 사용 중이다. 병상 가동률은 90.7%에 이른다. 서울도 1118개 중 857개를 사용해 병상 가동률은 76.7%다. 정 본부장은 “이번 주말 안전한 집에 머물러달라”며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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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초 무사 만루 하주석이 2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8.11/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일 KT 위즈와의 경기, 0-1로 뒤진 6회말 2사 1, 2루. 이날 한화 이글스의 빈타를 감안하면 천금 같은 기회였다. 하주석의 잘 맞은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KT 2루수 박승욱은 이를 한차례 떨어뜨렸다. 하지만 하주석의 출발이 늦었다. 그를 아웃처리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하주석의 행동은 집중력 부족이었을까. 하주석은 경기에 임하는 열정과 투지만큼은 선수단 내 최고로 꼽힌다. 한화의 신예 타자들이 입을 모아 '불꽃 같은 열정을 닮고 싶다'며 롤모델로 꼽는 이유가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 대행은 21일 KT 전을 앞두고 "하주석이 오늘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다. 허벅지 내전근 쪽에 불편함이 있어 병원에 다녀왔다. 일단 이상은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혹시나 싶어 오선진이 선발 유격수로 나간다"고 답했다.

전날 6회 상황을 살펴보면, 하주석이 타격 직후 멈칫했다가 다시 달려나가는 모습이 있다. 이때 허벅지 근육에 문제를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하주석은 지난해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중대한 부상을 겪고 돌아온 선수다. 지난 5월 17일에도 허벅지 근육 파열로 2개월 가까이 결장한 끝에 7월 8일에야 돌아왔다. 그 사이 한화 내야는 실책을 쏟아내며 하주석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특히 유격수로서 수비 공헌도는 물론, 타석에서도 하주석만큼 날카로움을 보여주는 선수가 드문게 올시즌 한화의 현실이다. 때문에 최 대행은 하주석에게 올시즌 '전력질주 자제'를 권고한 상황. 최 대행은 "하주석은 최근에도 조금씩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꼈다. 일단 올시즌 목표는 부상 없이 풀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주석으로선 답답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틀 연속 타자들의 집중력 문제가 제기된 점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하다. 지난 19일 SK 와이번스 전에서는 5-17로 뒤진 7회초 1사 1, 3루 상황에서 송광민의 외야 플라이 때 홈으로 파고들던 노수광이 아웃됐다. 최 대행은 이에 대해 "투지가 부족했다기보다, 노수광이 순간적으로 조금 안일했다고 봐야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내 뜻을 전달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날 한화 선발은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다. 지난 15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올해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바 있다. 평균 구속이 146㎞를 넘길 만큼 신체적 컨디션은 회복된 상황. KT 선발은 김민수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게임더하기’ 사업 인프라 제공

왼쪽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더하기 사업,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로고.ⓒ네이버
네이버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함께 국산 게임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나섰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은 콘텐츠진흥원과 함께 ‘2020년 게임 기업 자율 선택 지원 사업(게임 더하기 사업·GSP Plus)’ 서비스 협력사를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국내 중소 게임개발사 역량 강화 및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국산 게임 수출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NBP는 사업의 서비스 위탁 용역을 받아 사업 진행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공고를 통해 모집되는 서비스 협력사는 글로벌 현지화·마케팅 역량 강화와 서버·보안 등 인프라 고도화를 지원하게 된다.

상시 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이면서 최근 3년간 게임 관련 해외 진출 서비스 수행 경험이 있는 기업이면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KOCCA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15경기에서 승리 없던 인천, 이태희 선방쇼로 ‘첫 승’ 알렸다
-“경기 당일 알게 된 선발 출전, 프로 데뷔전보다 떨렸다”
-“정승원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은 나도 깜짝 놀랐다”
-“왼쪽 발목 부상과 팀의 8연패로 매우 힘들었다”
-“더 이상 승점 1점은 큰 의미 없다. 무조건 3점이다”

올 시즌 첫 출전 경기에서 팀의 첫 승리를 이끈 이태희. 인천은 이태희의 활약을 앞세워 올 시즌 1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올 시즌 첫 출전 경기에서 팀의 첫 승리를 이끈 이태희. 인천은 이태희의 활약을 앞세워 올 시즌 1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8월 16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 대구 FC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다. 세징야(4개), 데얀(4개), 김대원(3개) 등은 기회가 생기면 주저 없이 슈팅을 시도했다. 스트라이커 에드가는 무려 9개의 슈팅을 때렸다. 에드가가 시도한 슈팅은 인천의 전체 슈팅(8개)보다 많았다.

그런데 이 경기의 승자는 인천이었다. 인천 골문을 조준한 대구 선수들의 슈팅을 모조리 막아낸 이태희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쇼’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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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는 이 경기가 올 시즌 첫 번째 출전이었다. 이태희는 올 시즌 개막 전 정 산 골키퍼와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팀 훈련 중엔 왼쪽 발목까지 다쳤다. 재활에 집중하면서 그라운드로 돌아올 날만 기다렸다. 그리고 잡은 첫 번째 기회. 이태희는 7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인천은 이날 경기 전까지 승리가 없었다. K리그1 15경기에서 5무 10패(승점 5점)를 기록 중이었다.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최하위였다.

“축구 인생에서 이토록 긴 추가 시간은 처음이었습니다. 6분이 20분처럼 느껴졌어요. 90분을 버티고 마지막에 실점을 내주진 않을까 조마조마했습니다.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얼마나 고맙던지. 그동안 발목이 좋지 않아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어요. 팀에 힘이 됐다는 사실이 좋았습니다. 동료들과 얼싸안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했죠.” 엠스플뉴스가 이태희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태희 “경기 당일 알게 된 선발 출전, 프로 데뷔전보다 떨렸습니다”

8월 16일 대구 FC전에서 올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이태희 골키퍼(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8월 16일 대구 FC전에서 올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이태희 골키퍼(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8월 16일 대구 FC전에서 올 시즌 첫 출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 16경기 만에 팀의 첫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201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후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 같아요. 예상하지 못한 축구계의 관심입니다(웃음). 대구전이 종료 휘슬이 울릴 때 ‘좋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머릿속이 ‘첫 승’으로 가득했습니다. ‘우리가 드디어 해냈다’ 싶었죠. 경기 영상을 다시 한 번 보는 데 짜릿함이 남아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도 좋습니다.

대구는 인천전에서 28개(유효 슈팅 7개)의 슈팅을 시도했어요. 이걸 이태희가 다 막았습니다. 축구계가 인천 첫 승 주역으로 이태희 골키퍼를 꼽는 건 이 때문입니다.

사실 경기 전엔 불안했어요. 5월 17일 올 시즌 2라운드 성남 FC전(0-0)을 마치고 팀 훈련 중 왼쪽 발목을 다쳤습니다. 재활에 착실히 임했지만 지금도 정상은 아니에요. 움직일 때마다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입니다. 대구전 킥오프 전까지 ‘나 때문에 첫 승이 미뤄지면 어쩌나’란 걱정이 끊이질 않았어요.

100% 몸이 아닌데 120%의 활약을 보인 겁니까.

주심이 경기 시작 휘슬을 울리자마자 발목 걱정이 사라졌어요. 머릿속에서의 걱정이 ‘첫 승’에 대한 갈망으로 채워진 거죠(웃음). 경기에만 집중했습니다. 결과가 따라줘서 아주 감사해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기세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후반 32분 대구 정승원이 골문과 약 30m 떨어진 지점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정승원의 발을 떠난 볼은 엄청난 속도로 골문 우측 상단 구석을 향했습니다. 모두가 ‘골’을 예상했죠. 그걸 막았습니다.

솔직히 저도 놀랐습니다(웃음). 그 지점에선 골문을 향하는 슈팅이 나오기 어려워요. 발에 딱 맞았을 때만 해도 ‘설마 골문 안쪽으로 들어오겠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무서운 속도로 날아오는 겁니다. 생각할 틈이 없었어요. 몸이 반응했습니다. 몸을 날렸고 손을 쭉 뻗었죠. 손에 살짝 걸린 느낌만 났습니다. 이후 막은 건지 들어간 건지 몰랐어요. 골대를 맞고 나갔다는 걸 동료들에게 들었죠. 다행이었습니다.

유효 슈팅 7개를 모조리 막았습니다. 후반 8분 세징야의 단독 드리블에 이은 슈팅도 ‘득점’에 가까웠습니다.

세징야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입니다. K리그 골키퍼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선수일 거예요. 슈팅이 강하고 정확합니다. 세징야의 발을 떠난 볼은 항상 골대를 향해요. 경기 전 팀 골키퍼들과 세징야 영상을 많이 봤습니다. ‘페널티박스 안쪽에선 절대 슈팅 기회를 줘선 안 되겠다’고 판단했죠.

페널티박스 안쪽에선 슈팅 기회를 안 준다?

볼 터치가 조금이라도 길면 바로 뛰쳐나갈 생각이었어요. 세징야는 페널티박스 안쪽에서의 기회를 웬만하면 놓치지 않습니다. 손이 안 되면 얼굴로라도 막는다는 각오였어요.

올 시즌 첫 경기 출전이었습니다. 팀은 15경기째 승리가 없는 상태였죠. 긴장은 안 했습니까.

다른 선수보다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긴장하고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게 나쁜 건 아닙니다. 긴장해야 ‘경기가 잘 풀린다’는 느낌을 받아요. 부담 없이 경기장에 나서면 뜻대로 안 풀릴 때가 많죠. 대구전 시작 전까지 얼마나 떨었는지 모릅니다. 경기에 선발로 나설 것을 알고 화장실을 계속 오갔어요(웃음).

선발로 경기에 나선다는 건 언제 알았습니까.

경기 전날까지 누가 선발로 나갈지 몰랐어요. (정) 산이 형, (김)동헌이, (김)유성이와 누가 경기에 나서든 이번엔 꼭 이기자는 이야기를 나눴죠. 경기 당일 선발 출전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김이섭 골키퍼 코치님이 저를 부르더니 ‘잘 부탁한다’고 했죠. 그때부터 긴장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없었습니까.

올 시즌 첫 출전이었습니다. 모두가 ‘부담 갖지 말고 훈련장에서 보여준 대로만 하라’고 했어요. 이겨서 다행입니다(웃음).

“발목은 낫질 않고 팀은 8연패에 빠지고... 힘들었죠.”

인천 유나이티드 이태희 골키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이태희 골키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지난 시즌 K리그1 33라운드 전북 현대전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정 산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이후 주전 자리를 꿰차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잔류에 앞장섰습니다.

프로에 데뷔하고 느낀 게 있어요. 매 경기 선발로 나서지 못하더라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전 예고 없던 프로 데뷔전을 치렀어요.

예고 없는 프로 데뷔전이요?

2015년 10월 4일 성남 FC전이었습니다.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조수혁 선배의 부상으로 후반전에 그라운드를 밟았어요. 프로 데뷔전이었죠. 지난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팀 주전 골키퍼는 산이 형이었어요. 산이 형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골문을 지켰죠. 준비를 안 했다면 팀 잔류에 공헌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프로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에 100% 기량으로 보답해야 합니다.

지난 시즌 팀의 K리그1 잔류에 앞장섰습니다. 올 시즌 주전 도약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까.

시즌 개막과 동시에 다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재활에만 몰두했죠. 발목 통증 없이 훈련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실망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팀 성적이었죠.

팀 성적이요?

개막전 포함 2경기를 0-0 무승부로 마쳤습니다. 이후 K리그1 3라운드 수원 삼성전 0-1 패배를 시작으로 8연패에 빠졌죠. 팀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경기에 나서는 선수만 힘든 게 아닙니다. 그라운드 밖에서 지켜보는 선수들은 많은 생각을 해요. 팀에 도움을 주고 싶은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힘들어하죠. 저도 그랬습니다.

팀 전체가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라운드로 복귀하고 싶은데 발목이 아팠습니다. 골키퍼가 공을 잡을 때 취하는 기본자세가 안 되는 거예요. 특히나 왼쪽으론 몸을 날릴 수가 없었습니다. 답답했죠. 인천이 강등 위기를 처음 경험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해보다 힘든 일이 많았어요. 그래서 대구전 승리가 더 값진 것 같습니다. 그날 동료들이 몸 날리는 걸 여러 번 봤어요.

몸을 날린다?

많은 분이 제가 인천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고 해주십니다. 아주 감사해요. 하지만, 몸을 아끼지 않은 동료들이 없었다면 첫 승은 어려웠을 겁니다. 90분간 골문에서 동료들을 봤어요. 선수들은 태클 후 재빨리 일어나 상대 공격수를 따라붙었습니다. 제가 막은 슈팅보다 몸으로 막은 게 더 많았죠. 벤치에서도 큰 힘을 줬어요.

어떤?

파이팅을 끊임없이 불어넣었어요. 박수와 격려도 멈추지 않았죠. 함께 뛴다는 게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러나 만족은 이릅니다. 인천은 아직 최하위입니다.

감독님이 ‘이제 시작’이란 걸 강조합니다. 선수들이 알고 있어요. K리그1에 잔류하기 위해선 첫 승의 기쁨에 취해선 안 됩니다. 22일 수원 삼성전이 아주 중요해요. 수원과 승점 6점 차이입니다. 이 경기를 잡으면 3점 차로 줄일 수 있어요. 강등권 탈출에 속도가 붙는 거죠. 예전보다 밝고 자신감에 찬 얼굴로 훈련 중입니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아요.

201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이듬해 프로에 데뷔한 이태희(표=엠스플뉴스)(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

201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이듬해 프로에 데뷔한 이태희(표=엠스플뉴스)(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

다른 건 생각하지 않는다?

승점 1점(무승부)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무조건 이겨야 해요. 올 시즌 파이널 라운드 포함 11경기가 남았습니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에요. 한 번 지면 강등이란 생각입니다. 대구전처럼 함께 뛰고 다 같이 몸을 아끼지 않는다면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인천 구단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걸 느낍니다.

인천 유소년 팀인 대건고를 졸업한 후 프로에 입문했습니다. 고교 시절을 포함하면 인천에서만 10년째 생활하고 있어요. 인천이 내 고향이고 우리 팀입니다.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질 때도 다른 팀 유니폼 입는 걸 상상해본 적이 없어요. 앞으로의 축구 인생도 인천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요.

어떤?

골키퍼는 딱 한 명만 경기에 나설 수 있어요. 하지만, 경기 준비는 똑같이 합니다. 산이 형이 경기 마치고 이런 얘길 해줬어요. ‘많이 막았더라. 수고했다’라고. 후배 골키퍼들도 같은 얘길 해줬어요. 경기 중엔 응원 소리가 끊기지 않고 들렸습니다. 아주 고마웠죠. 이 선수들은 경쟁자이기 전에 함께 땀 흘리고 성장하는 동료예요. 누가 선발로 나서든 우리가 상대 슈팅을 막는 겁니다.
하나파워볼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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